“한 요정이 요람을 굽어보며 슬픔에 잠겨 말했다.

아가야,

내 자매들은 네게 아름다움, 용기, 온유함을 주었단다. 하지만 너는 고통을 받을 거야. 한탄스럽게도 그들의 선물에 이어 나 또한 네게 선물을 주어야 하기 때문이지. 나는 이해받지 못하는 섬세함의 요정이야. 모든 이들, 네가 좋아하지 않을 사람들, 그리고 네가 좋아하게 될 사람들은 특히 더 네게 고통을 안겨주게 될 거야. 사소한 비난들, 약간의 무관심이나 빈정거림조차도 너를 아프게 할 거고, 너는 그러한 것들이 너무나도 비인간적이고 잔인한 무기라고 여겨 나쁜 사람들에 대항해 쓰는 것조차 거부할 거야. 너는 그러지 않으려 해도 상처받는 영혼과 재능을 그들에게 바치게 될 거야. 그 점에서 너는 무방비 상태가 되지. 너는 남자들의 거침을 피해 처음에는 온유한 머릿결, 미소, 육체의 형태와 향기 속에 부드러움을 간직하고 있는 여자들에게 다가갈 테지. 하지만 네게 진정으로 우정을 보여주는 여자들일수록 그녀들도 알지 못한 채 네게 괴로움을, 달콤함 속에 날카로움을 안겨줄 테고, 그녀들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면서 튕긴 줄이 네게 날카로운 상처를 남길 거야. 너의 지나치게 섬세하고 강렬한 애정은 이해받지 못한 채 폭소와 불신의 대상이 되겠지. 그들은 너의 고통이나 애정의 원형을 자신 안에 가지고 있지 않아서 너를 이해하지 못하고 너의 진가는 언제나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거야. 그 누구도 너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위로할 수 없을 거야. 더구아 제대로 사용하기도 전에 소진된 네 몸은 마음의 열정을 따라잡지 못하고 지칠 거야. 너는 종종 고열에 시달릴 거고, 긴 불면의 밤을 보낼 테고, 끊임 없이 오한으로 떨게 될 거야. 이렇게 네 즐거움은 그 근원에서부터 방해를 받고, 즐거움을 느끼는 것 자체만으로도 네 몸은 아파할 거야. 남자아이들이 웃으며 밖에 나가 뛰어 놀 때 너는 비가 내리는 날이면 샹젤리제에 나가 어떤 여자아이와 같이 놀 수 없다며 울음을 터뜨릴 테지. 넌 그 아이를 사랑하게 되겠지만 그 아이는 너를 내칠 거야. 날씨가 좋아 네가 그 아이와 같이 놀 수 있게 되어도 너는 슬픔에 빠질 거야. 아침에 혼자 네 방에서 그녀에 대해 생각하며 그려보던 것보다 실제로는 그녀가 덜 예쁘다는 사실을 알게 될 테니까. 청년이 되어 친구들이 여자들에 빠져 열렬히 구애할 때 끊임없이 사색한 너는 그 어떤 나이 많은 노인보다 더 성숙해져 있을 테지. 부모님이 네게 「언젠가는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다. 네가 더 철이 들고, 우리 나이가 된다면 말이다.」 라고 말할 때 너는 아무 말 없이 그저 예의를 지키며 마음 없는 미소로 답해. 이러한 것들이 내가 너에게 주는 슬픈 재능들, 네게 가져다주지 않을 수도 없고, 네가 싫다고 거부할 수도 없는 재능들이야. 그것은 죽음에 이를 때까지 네 삶의 어두운 상징이 될 거야.

그때 가늘면서도 강렬한, 바람결의 고성소에서부터 나온 듯 가벼우면서도 대지와 대기의 모든 소리를 제압할 만큼 온유한 확신에 찬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이해받지 못할 너의 괴로움, 돌려받지 못할 너의 사랑, 너의 육체적 고통으로부터 태어날 운명의 목소리란다. 네 운명으로부터 너를 해방시켜 줄 수 없으니, 나는 그것에 내가 가지고 있는 천상의 향기를 배게 할게. 잘 듣거라, 그리고 위안을 받으렴. 내가 이렇게 말하니. 무시받은 너의 사랑과 상처받은 마음의 슬픔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내가 너에게 보여줄게. 눈물에 젖은 네 눈의 매력에 빠져 사람들은 시선을 돌릴 수 없게 될 거야. 인간의 잔인함, 어리석음, 무관심은 그 심오함과 다양성에 의해 네가 하나의 유희가 될 거고. 그러면 너는 인간의 숲 한가운데서 나로 인해 눈을 뜨게 되어 하나하나의 나무 밑동과 가지 앞에서 기쁨에 찬 호기심으로 멈출 거야. 물론 질병은 많은 즐거움을 앗아 갈 테지. 너는 사냥을 하지도, 극장에 가지도, 식당을 즐기지도 못할 테지만 네가 삶에 작별을 고할 순간이 오면 사람들이 대게 소외시키는 일, 그러나 유일하게 의미를 가지게 될 본질적인 일에 열중할 거야. 특히 나는 건강은 갖지 못하는 미덕을 질병은 갖도록 만든단다. 내가 보살피는 환자들은 건강한 사람은 놓치는 특별한 것들을 보지. 건강하면 갖게 되는 아름다움이 있지만 그것은 건강한 이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고, 너는 질병이 갖는 은총을 진심으로 즐길 수 있을 거야. 4월의 비가 내린 후 들판에 제비꽃이 피어나는 것처럼 눈물이 적시고 간 네 가슴에는 감내하는 힘이 피어날 테지. 너의 다정함을 그 누구와도 나눌 수 있다고 기대하지 말아라. 그것은 지나치게 귀한 정수이니. 그것을 숭배하는 법을 배우렴. 되돌려받길 기대하지 않으면서 줄 수 있다는 것은 씁쓸하지만 분명 감미롭단다. 사람들이 네게 상냥하지 않아도 너는 그들을 상냥하게 대할 기회를 누릴 것이고, 다른 이들에게는 불가능한 자비를 품은 자의 자부심을 느끼며 고통받는 자들의 지친 발에 신비하고도 놀라운 향기룰 아낌없이 뿌리게 될 거야.”

⎯⌠밤이 오기 전에⌡,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유예진 옮김

단어 638개
3–4분